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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형 이어폰은 저음이 약하다는 게 그동안의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샥즈 오픈닷 2를 매장에서 직접 껴보고 나서 그 상식이 꽤 흔들렸습니다. 듀얼 드라이버와 샥즈 베이스 2.0 기술로 오픈형의 물리적 한계를 건드린 제품인데, 실제 청감이 스펙 설명과 일치하는지가 궁금했고,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보다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귀에 걸자마자 느낀 것들 — 착용감과 설계
러닝 할 때 버즈 4를 쓰다가 오픈닷 2 얘기를 듣고 직접 매장에 가봤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어요. 오픈형 이어폰이 진짜 운동 중에도 안 빠지고, 음질도 괜찮다는 게 둘 다 사실일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귀에 걸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가볍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버드 한쪽 무게가 6.4g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감이 잘 안 오는데, 직접 끼어보니 클립 부분이 귀를 살짝 감싸는 방식이라 귀 안에 뭔가를 밀어 넣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버즈 4보다 오히려 고정감이 더 안정적이라고 느낀 건 제 경험상 꽤 의외였습니다.
이 고정 구조에는 샥즈 조인트 아크(Shokz Joint Arc)라는 니켈 티타늄 소재 설계가 적용돼 있습니다. 니켈 티타늄 합금은 형상기억 특성이 있어서 강하게 굽히거나 비틀어도 원래 형태로 되돌아오는 소재입니다. 쉽게 말해 매일 가방에 쑤셔 넣고 다녀도 변형 걱정이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제법 세게 눌러봤는데 바로 복원됐습니다.
또 하나 편했던 건 좌우 구분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급하게 나가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케이스에서 아무 방향으로나 꺼내 바로 귀에 걸 수 있다는 게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차이가 납니다. IP57 방수 방진 등급도 갖추고 있어서, IP57이란 수심 1m에서 30분간 버티는 수준을 의미하며 운동 중 땀이나 갑작스러운 비에는 거의 무방비로 써도 된다는 뜻입니다.
- 이어버드 한쪽 무게 6.4g, 니켈 티타늄 소재 샥즈 조인트 아크 구조
- 좌우 구분 없는 착용 방식 — 케이스에서 꺼내는 방향 무관
- IP57 방수 방진 등급 — 운동 중 땀·빗속 사용 가능
- 바이믹 이어 디텍션(Bimic Ear Detection) — 귀에서 빼면 자동 일시정지, 다시 끼면 재생
- 블루투스 5.1, 멀티포인트 페어링으로 스마트폰·노트북 동시 연결 지원
바이믹 이어 디텍션이란 이어폰이 귀에 닿아 있는지를 감지해 재생·정지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입니다. 편의 기능 하나하나가 러닝이나 출퇴근 같은 일상 동작에 맞춰 설계됐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배터리도 이어 버드 단독 최대 10시간, 케이스 포함 시 최대 40시간이고, 5분 충전으로 약 2시간 사용이 가능하니 아침에 충전을 깜빡해도 크게 당황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오픈형인데 저음이 들린다는 게 사실인가 — 듀얼 드라이버와 음질
오픈형 이어폰의 고질적인 약점은 물리 구조에서 나옵니다. 귀를 막지 않으니 저음이 공기 중으로 새어나가고, 그 결과 베이스가 흐릿하고 얇게 들립니다. 저도 그게 당연한 트레이드오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픈닷 2는 이 문제에 듀얼 드라이버 설계로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11.8mm와 8mm 두 개의 드라이버를 함께 탑재했습니다. 드라이버(Driver)란 전기 신호를 진동으로 바꿔 소리를 만드는 핵심 부품으로, 크기가 클수록 물리적으로 더 많은 공기를 움직일 수 있어 저음 재생에 유리합니다. 두 드라이버의 면적을 합산하면 16mm급 단일 드라이버에 근접한다는 것이 샥즈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샥즈 베이스 2.0(Shokz Bass 2.0) 기술이 더해집니다. 샥즈 베이스 2.0이란 오픈형 구조에서 저음이 분산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드라이버 배치와 음향 챔버를 최적화한 기술입니다.
매장에서 좋아하는 힙합 곡을 틀어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킥드럼 타격감이 흐려지지 않고 또렷하게 들렸고, 베이스라인의 윤곽이 살아있었습니다. 오픈형은 무조건 소리가 가볍다는 제 편견이 그 자리에서 깨졌습니다.
미러피치(Mirror Pitch) 기술도 이 사운드에 기여합니다. 미러피치란 두 드라이버가 내는 소리의 방향성을 귀 방향으로 정밀하게 조준해, 소리가 외부로 퍼지는 대신 귀에 집중적으로 맺히도록 유도하는 설계입니다. 덕분에 소음 누출도 어느 정도 억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볼륨을 올린 상태에서 직원분께 소리가 들리냐고 물어봤을 때, 평소 듣는 볼륨에서는 옆에 앉아 있어도 노래가 뭔지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업그레이드된 돌비 오디오(Dolby Audio) 지원도 눈에 띕니다. 돌비 오디오란 음원의 공간감과 입체감을 향상시키는 음향 처리 기술로, 특히 돌비 애트머스(Dolby Atmos) 포맷으로 제작된 라이브 음원에서 사운드 스테이지가 한층 넓어지는 효과를 냅니다. 오픈형 이어폰은 귀를 막지 않는 구조상 사운드 스테이지가 자연스럽게 열려 있는 편인데, 여기에 돌비 오디오까지 더해지면 공간감 측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통화 성능도 확인해봤습니다. 공기전도 마이크 두 개와 골전도 마이크 한 개를 함께 탑재했는데, 골전도 마이크란 피부와 뼈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을 감지하는 마이크로, 주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더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AI 통화 노이즈 감소 알고리즘과 결합해서인지 매장 소음 속에서 통화 테스트를 해봤을 때 상대방 목소리가 또렷하게 잡혔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은 마이크가 입에서 멀리 떨어지는 구조적 약점이 있는데, 이 부분을 꽤 잘 보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출처: Shokz 공식 페이지에서도 멀티마이크 시스템을 오픈닷 라인업의 핵심 설계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29만 9,000원입니다. 오픈형 이어폰 카테고리에서는 분명 높은 편입니다. 버즈 4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버즈 4가 삼성 생태계 연동 중심의 제품이라면, 오픈닷 2는 음질과 착용감 자체를 앞세운 하이엔드 오픈형이라는 포지션이 다릅니다. 제 경우엔 러닝 하면서도 음악을 진지하게 듣고 싶다는 니즈가 있었는데, 그 관점에서 오픈닷 2는 설득력 있는 선택지였습니다. 참고로 이어폰 드라이버 사이즈와 음향 성능의 관계는 출처: RTINGS.com — What Is a Driver?에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샥즈 오픈닷 2, 운동할 때 진짜 안 빠지나요?
A. 제가 매장에서 머리를 흔들어보고 직원분께 러닝 중 착용감을 물어본 결과, 샥즈 조인트 아크 구조가 귀를 감싸는 방식이라 인이어나 커널형보다 오히려 고정이 안정적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귀 안을 막지 않으면서도 클립이 귀에 걸리는 구조여서 격한 움직임에도 쉽게 빠지지 않는 편입니다.
Q. 오픈형인데 소리가 옆 사람한테 새는 건 아닌가요?
A. 미러피치와 다이렉트 피치 기술로 소리를 귀 방향으로 모아주도록 설계되어 있어, 평소 듣는 볼륨에서는 바로 옆 사람이 노래 내용을 알아듣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볼륨을 최대로 높이면 소리가 들릴 수 있으므로, 도서관처럼 매우 조용한 환경에서는 볼륨을 낮춰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Q. 샥즈 오픈닷 2와 오픈닷 에어, 어떤 걸 사야 할까요?
A. 오픈닷 에어는 19만 9,000원으로 10만 원 저렴하고, 11.8mm+8mm 드라이버 구성은 동일하지만 샥즈 베이스 2.0 대신 샥즈 베이스피어 기술이 적용되어 저음 밀도와 타격감이 오픈닷 2보다 한 단계 낮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을 처음 써보거나 가볍게 출퇴근용으로 쓸 계획이라면 에어가 합리적이고, 음악 감상 퀄리티 자체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오픈닷 2를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Q. 배터리는 실사용에서 얼마나 가나요?
A. 스펙상 이어버드 단독 최대 10시간, 케이스 포함 최대 40시간입니다. 5분 급속 충전으로 약 2시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근 전 잠깐 충전해도 하루 이상 버팁니다. 볼륨이나 기능 사용 여부에 따라 실사용 시간은 달라질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충전 걱정 없이 쓰기엔 충분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결론
매장에서 오픈닷 2를 직접 껴본 뒤, 오픈형 이어폰은 음질을 포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 제품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듀얼 드라이버와 샥즈 베이스 2.0이 만들어내는 저음의 밀도는 청감으로도 분명히 체감됐고, 착용감과 배터리 실용성까지 더하면 하이엔드 오픈형 이어폰으로서 납득이 가는 제품입니다.
29만 9,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된다면 오픈닷 에어를 먼저 체험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반대로 오픈형 이어폰을 메인으로 쓰면서 음질을 타협하고 싶지 않다면, 오픈닷 2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매장에서 한 번 직접 끼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숫자보다 귀가 먼저 납득할 겁니다.